집안이 휑하네

성장기 2011. 11. 5. 21:05


원래 예정대로라면 29일 오후 비행기로 출국했어야 할 재민이..

하루전인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고 눈도 뒤집어지고 거품물고..
구급차타고 병원가서 일요일에야 퇴원했다.

우리 가족은 엄청 놀랬는데 알고보니 열성경련은 아이들에게 흔한 일이고 주로 마른 애들에게 일어난단다.

그 바람에 올해 생일인 29일은 병원에서 보냈고..
퇴원일인 30일엔 전화로 이별을 통보받았다.
금토일 3일을 그렇게 다이나믹하게 보내고 수요일에 동생과 재민이는 미국 집으로...

한달간 입에 달고 살던 '재민아~!'도..
아침마다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오던 녀석도..
매일매일 때마다 문자로 인사하고 대화하고 시간을 공유했던 그 사람도..
이젠 없다..
이래저래 빈자리가 너무 티 나네..

그날 밤의 전화에 의하면..
난 참으로 충격적이고 부정적인 인간이었던가보다.
같이한 시간, 나눈 대화, 느꼈던 마음이 모두 없던게 되고 거짓이 되니 눈물이 나더라.
신기한건 이번엔 상대방이 아닌 나에 대한 연민이랄까 원망이랄까..
모 그런 눈물이었다.

강요받은 아픔도 결국 시간이 약이겠지..
쓸데없이 좋은 기억력이 이럴땐 짐이다.
Posted by sizyphu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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